예쁘고 아담하며 단단한 알루미늄 백을 하나 받아 든다. 여행 도구를 넣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해 주는 멋진 트렁크이다. 시건장치까지 있어서 열쇠를 꽂고 열어 보니 노도스트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케이블이 세트로 들어 있다. 스피커, 파워, XLR 케이블이 정성껏 포장되어 있는데, 이런 포장 하나만으로도 노도스트라는 메이커가 얼마나 그들의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한 눈에 드러난다. 이 제품을 구입하는 분은 아마 이 매력적인 트렁크는 절대로 버리지 못할 것이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종합 케이블 전문 메이커로 꼽히는 노도스트의 제품은 방대하다. 저렴한 보급품에서 엄청난 가격대의 하이엔드까지 기라성 같은 제품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본 시청기는 가장 최근에 발표한 그들의 레퍼런스 시리즈에 속한다.
무엇보다도 시선을 끄는 것은 고가의 스피커 케이블. 이미 노도스트는 원형의 구렁이처럼 굵은 케이블 대신 얼마든지 돌돌 말아서 설치할 수 있는 편형 제조 방식으로 유명하지만, 그런 편형 케이블 중 최고의 제품으로 본 시청기를 꼽고 있는 듯하다. 대략 너비가 6cm이며, 두께는 2.3mm에 불과한데, 투과되는 피복 안으로 머리카락처럼 가는 수많은 심선이 배치되어 있으며, 얼른 분간이 쉽지가 않다. 무수하게 많은 심선을 짜 넣는 일반적인 케이블과는 그 제조 기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파워 케이블이나 XLR 케이블도 은빛이 빛나면서 여러 가닥을 교묘하게 배치해 놓은 것이 확인되는데, 다른 메이커의 케이블과는 제조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물리적으로, 그리고 시청 결과로 그 우월성을 증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가는 심선으로 막대한 음량을 제대로 통과시킬 수가 있을까 우려되는 분은 앰프의 퓨즈를 한 번 떠올려 보기 바란다. 어떠한 대출력이나 대전력도 앰프에서는 머리카락 굵기 정도인 자그마한 퓨즈 한 토막을 통해 내왕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전류는 선이 굵다고 해서 안정적이거나 성능이 좋다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 케이블들의 선재는 100%이나 다름없는 무산소 동선에 85미크론 두께의 은을 입힌 것이며, 스피커 케이블은 이런 선재가 28가닥, 파워 케이블은 7가닥, XLR 케이블은 10가닥으로 되어 있다. 선재 두께는 물론 조금씩 차이가 있다.
노도스트 제품의 캐치프레이즈가 ‘Cable is Filter’라는 것도 이러한 기술적 자부심 때문일 것이다. 즉, 케이블은 모든 주파수를 통과시키면서 가감을 가져서는 안 되고, 그 과정에서 불순물은 스스로 걸러버리고 순수한 음의 본질만을 보내야 한다는 이론이다. 케이블은 별반 특수한 기술력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기 쉽지만, 케이블이야말로 다른 오디오 기기를 상회하는 비상한 기술력의 집합처인데, 선재의 배치나 연결, 구조 등에 수많은 특허 기술이 투입되기도 한다.
이 종합 세트로 연결을 했을 시 그 소리는 황홀하다. 처음에는 음장감의 확대만이 두드러지지만 워밍업이 진행되면서 안개 속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맑은 호수처럼 가슴이 트인다. 맑고 매끄러움, 밀도감, 투명도 모두 그 속에 몸이 빨려 들어가거나 풍덩 잠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고가이기 때문에 함부로 권할 수 없는 것이 약점이지만, 보통 애호가라 할지라도 한 번은 인생의 한 시기를 걸고 손에 넣어 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회오리치게 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 Valhalla 2 Speaker Cable
가격 1,550만원(2.5m), 1,650만원(3m)
▲ Valhalla 2 XLR Cable
가격 880만원(1m), 980만원(1.5m)
▲ Valhalla 2 Power Cable
가격 660만원(2m)<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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